Jeon Jaeeun

About

전재은 작가는 캔버스 평면에 장소에 대한 사유를 구현한다. 그녀의 공간은 물리적인 장소성을 넘어서서 기억이나 경험, 문학과 시 속에 드러난 특정 장소에서 특별한 감정을 느꼈던 것과 과거에서부터 현재의 시간과 관련된 장소에 관한 기억과 아름다움에 매료되며 시적 감수성을 작업의 소재로 소환한다. 장소란 곧 삶의 흔적과 연결된다.

특정한 장소란 개인에게 어떤 의미와 정체성을 만들어주는지 또 인간의 삶에 어떤 연관을 가지는지는 그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주제이다.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장소 그 자체의 풍경이나 재현이나 묘사라기보다는 그곳이 가졌던 어떤 정서, 감정, 텍스트 같은 기억의 조각을 시적 언어처럼 은유적인 방식으로 구현해 나가는 것이다.

작업에서 영감의 원천이 되는 문장이나 시어를 영감의 바탕으로 시각적 경험과 정서적 유사성을 발견하는 지점에서 다시 글을 쓰고 서사를 통해 다시 물질과 매체로 캔버스 화면 위에 시간을 쌓듯 중첩해 나가 평면 위에 두터운 질료로 물질 회화를 구현해 나간다.

동백이 피었던 장소. 흰 눈 ,. 목련 나무가 피었던 밤의 마당, 기억의 서랍, 하얀 바다와 같이 시적 은유들과 문학적 사유와 연관된 장소들이 제목으로 등장 한다.

천 오브제가 그녀의 작업에서 중요한 매체로 쓰여진 것은 어린 시절 할머니께서 옥양목 흰 천 위에 목화 솜을 올리고 그 위에 문양이 화려한 천들을 올려 명주실로 바느질 이불을 만드셨던 아주 일상의 어린시절의 일을 기억한 시점부터 였다.

그때부터 천이라는 매체가 주는 물성과 바느질이라는 행위가 어떤 글이나 말로 표현되지 않는 또 다른 조형 언어가 되어주었다. 바느질은 하나의 언어가 되어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꿰매고 동시에 장소와 사물에 대한 기억을 단단히 감치고 있다. 작가의 고유한 스타일로 자리 잡은 거친 물감의 층위들과 전혀 이질적이지 않게 어우러지는 바느질, 오브제들은 회화와 조형물의 일체화로 감각적인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조합은 작품의 주요한 구성 요소로서 물성 자체의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특히 텍스트와 형태가 수놓아진 오브제 작업은 재료의 본질적인 화학적 요소와 질감, 색채감으로 작품의 물질성을 극대화시킨다. 화면 위에 물감과 매체를 올리고 화면 위에 물질 회화를 구현하고자하는 것은 그 행위 자체가 시간성을 축적하는 것이며 장소를 은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며 특유의 서사성은 감각하는 것들을 즉각적으로 텍스트로 전환해 기억하며 화면 안에 물감과 오브제의 중첩을 통한 물질로서 드러내길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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