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er filled with Metaphor

Jaeeun J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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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Details

2023.10.19 - 11.15


Artist

Jaeeun Jeon

The overlapped matériel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embodies a semantic exploration of the artist's spiritual foundation, the philosophical contemplation of impermanence (Buddhist term: 諸行無常), alongside an expanded temporality from past perspectives to the present.


Encountering the figurative forms embedded as allegorical sculptural language, scenes cherished like passing panoramas fill the heart with a serene breath. Memories such as a luminous night under magnolia trees, old letters and faded black-and-white photos, small birds, and camellia flowers frozen in white snow, though seemingly ordinary, linger long in memory. The artist brings forth these moments, weaving them together to narrate their preciousness. Just as appreciating nuances of language goes beyond mere comprehension of printed words when reading poetry, the 22 works similarly resonate differently along life's trajectory, acquiring new identities through personal interpretations.


The artist liberates from genre constraints, proposing the use of mixed media and offering new interpretations of space perception. In their work, fibers transcend practicality to become elements connecting past and present temporalities through the act of weaving, rather than products of mass production, thereby embodying an innovative conceptual dimension. This artistic process overlaps with objects and textile elements, manifesting as a composite art form transcending flat dimensions. Narrative works imbued with autobiographical stories achieve organic harmony through diverse mixed materials, evoking thoughts of architectural connections.


The flow of time continues like a river, where even as normative words and forms conventionally termed memories dissolve, warm images linger in the mind, sustaining us. Ultimately, the artist's work opens the drawer of their unique inner self, displaying edited memories sifted through the sieve of time. Still speaking with a luminous gaze, the artist explores existential implications, encompassing spaces, objects, and even people, amidst life's imperfect transformations. Within this context, they inquire what we truly wish to cherish in this moment of constant change and incompleteness.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평면작업의 중첩된 마티에르는 작가의 정신적 근간인 제행무상[1]의 의미론적 고찰과 더불어 과거의 시점에서부터 현재의 시점으로 확장된 시간성의 변화를 내포한다.

 

은유적 조형언어로서 담긴 형상들을 차분한 호흡으로 마주하면 파노라마가 지나가듯 아끼던 장면들이 마음을 채운다. 목련 나무가 빛났던 밤, 오래된 편지와 낡은 흑백 사진, 작은 새, 흰 눈 속에 얼어 있던 붉은 동백 꽃나무처럼 어떠한 기억들은 특별하지 않더라도 오래 기억되곤 하는데, 작가는 이러한 순간들을 가져오고 엮으면서 그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시를 읽을 때 활자의 인식을 넘어 언어의 뉘앙스를 음미하는 과정을 거치듯 22점의 작품 역시 삶의 궤적에 따라 다르게 조응하며 개인적 해석에 따라 새로운 정체성을 가진다.

 

작가는 장르 구분의 속박에서 벗어나 혼합매체의 사용과 그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공간의 인식을 제시한다. 작가의 작업에서 섬유는 실용적 의미의 차원을 넘어 미적 표현의 수단이며 대량 생산의 산물이 아닌 과거와 현재의 시간성을 바느질이라는 행위를 통해 연결 짓는 독창적 개념성을 가진 요소이다. 이러한 작업 과정은 오브제와 천의 요소와 중첩되며 평면적 차원에서 벗어나는 복합적 예술로 나타난다. 자전적 스토리를 담은 내러티브한 작업들은 각기 다른 혼합 재료들로 유기적인 조화로움을 이루며 건축적 연결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작가는 장소를 마주하는 개인으로서 외부와 내부 세계의 구조적 이해관계를 살피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관습적 해석에서 탈피한 은유적 기호를 응집하고 나열하여 건축물을 암시한다. 가령 2층 집의 계단이나 마당 같은 구조는 지극히 사적인 기억의 층위에 내재된 장소이면서 보편적 자아가 겪게 되는 심리적 관계성을 고찰하는 작업의 일부이다.


시간의 강물은 계속해서 흐르고 흔히 기억이라고 규정되는 규범적 단어와 형체가 휘발되더라도 여전히 따듯한 표상은 마음에 남아 우리를 숨쉬게 한다. 결국 작가의 작업은 고유한 내면의 서랍을 열어 세월이라는 거름망에 걸러진 기억의 편집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셈이다. 그것들은 대게 아름답다고 말하는작가는 여전히 빛나는 시선으로 우리에게 존재론적 함의와 더불어 공간과 사물 그리고 사람까지. 모든 것이 변화하는 삶의 불완전함 속에서 지금 이 자리에서 정말 간직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1]諸行無常, 세상 모든 행위는 늘 변하여 한 가지 모습으로 정해져 있지 않음을 뜻하는 불교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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