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er filled with Metaphor

Jaeeun Jeon

About

Exhibition Details

2023.10.19 - 11.15


Artist

Jaeeun Jeon

The Azulejo Gallery's final exhibition of the year aims to define the totality of perspectives experienced by an individual within space and time as "subjectivity." Through the works of Oh Jung-tak and Jihoon Stark, the exhibition creates a moment for reflection, reminding us of the often-overlooked individual viewpoints amidst the diverse and blended elements on the canvas. Like variations that breathe life into a familiar rhythm, this exhibition hopes to question the perspectives projected by the invisible unconscious, instinct, or social awareness, offering a chance to break free from these confines.


Oh Jung-tak's work resonates with the human nature of seeking balance amidst ambiguous boundaries. Symbols and representations that may seem unrelated approach us with a sense of unfamiliarity, feeling like a collection of elements that are often seen as extreme contrasts, such as subject and object, painting and design, text and image. The artist focuses on the intricate relationships between the elements that construct narratives, bestowing new aesthetic value on what is hidden or exists in between. His exploration of relative perspectives through ambiguous media and elements provides a precarious experience of selective interpretation in a world where absolute interpretations do not exist, questioning individual subjectivity amidst phenomena that are easily objectified.


Jihoon Stark's work blends the psychological emotions reliant on a child's pure gaze with the physical interpretations of his time as a strict architect, manifesting in metaphorical yet tangible spaces. By examining the structures imbued with dual perspectives, one can indirectly feel the everyday spaces the artist has experienced through multilayered colors and handwritten explanations. The themes, too, such as civilization and nature, East and West, past and present, micro and macro, are depicted on the canvas as binary opposites mingling together in a vacuum-like state. Stark varies his structural drawings into paintings, reinterprets discarded architectural materials into reliefs, and transforms architectural models into ceramic works, believing that such diverse media traversals allow for vigilance against habitual traces, thereby expressing the purity of painting. Consequently, all elements constituting his canvas create a synesthetic virtual world through organic relationships.


The lives of these two artists, traversed as illustrators and architects, are represented in their paintings. The narratives purely sparked from within, escaping predetermined standards, return to the artists' lives. However, while Oh Jung-tak intentionally constructs his canvases to discuss aesthetic value, Jihoon Stark explores the aesthetic value created by the elements constituting the canvas. Reflecting on Milan Kundera's words, "Even in the deepest moments of despair, humans unconsciously compose their lives according to the laws of beauty," one might reconsider the direction of life by following the stories ultimately embroidered on the flat surfaces by these two artists.


아줄레주 갤러리는 한 해의 마지막 전시로서 한 인간이 경험하는 시공간 속 관점의 총체를 ‘주체성’으로 정의하고, 오정택과 지훈 스타크의 작업을 통해 화면 속 다채롭게 혼재되어 있는 요소들 틈에서 흐려지기 쉬운 개인의 관점을 일깨우며 회고하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익숙하다고 믿어온 주된 리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변주처럼, 이번 전시로 눈에 보이지 않는 무의식과 본능 또는 사회적 인식으로부터 투영되어 온 관점들에 의문을 가지고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오정택의 작업은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자 하는 인간의 천성과 맞닿아 있다. 자칫 연관이 없는 듯 보이는 기호와 표상은 낯선 이미지로 다가오고 주체와 객체, 회화와 디자인, 텍스트와 이미지처럼 극단의 비교 대상으로 놓이기 쉬운 요소가 혼재된 집합처럼 느껴진다. 작가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긴밀한 관계에 집중한다. 가려져 있거나 숨겨져 있는 것 혹은 사이에 존재하는 것들에 새로운 미학적 가치를 부여한다. 상대적 관점을 다루는 이번 작업은 모호한 매체와 요소들을 통해 그동안의 작업 주제를 관통하듯 절대적 해석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개인의 고유한 주체성에 대해 물으며 지나치게 객관화되어 받아들이기 쉬워진 현상들 사이 선택적 해석에 관한 아슬아슬한 경험을 선사한다.

 지훈 스타크의 작업은 순수한 어린이의 시선에 의탁한 심리적 정서와 엄정한 건축가의 시간을 지냈던 작가의 물리적 해석이 함께 교차되어 은유적이면서도 실제적인 공간으로 나타난다. 양면의 시선이 담긴 구조를 살펴보면 다층적인 색감과 손글씨 설명으로 작가가 경험했던 일상적 공간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다. 주제 역시 문명과 자연,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미시와 거시 등의 이항대립 요소가 마치 진공 상태처럼 화면에 녹아 들어 함께 떠돈다. 작가는 구조적 드로잉을 변주하여 회화로 재현하고, 버려진 건축 자재를 조합해 부조로 재해석하며, 건축 모형을 변용하여 도예 작업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렇듯 다양한 매체를 오가는 작업을 통해 습관의 흔적을 경계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회화적 순수성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그의 화면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은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공감각적 가상세계를 만들어낸다.


일러스트레이터와 건축가로서 지나 온 두 작가의 삶은 회화로 표상되고, 정해진 규격에서 벗어나 내면으로부터 순수히 발화된 내러티브는 다시 작가의 삶으로 귀결된다. 다만 오정택은 미적 가치를 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화면을 구성하고, 지훈 스타크는 화면을 이루는 것들이 만들어내는 미적 가치 자체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방향을 달리한다. ‘인간은 가장 깊은 절망의 순간에서조차 무심결에 아름다움의 법칙에 따라 자신의 삶을 작곡한다’던 밀란 쿤데라의 말처럼, 두 작가가 종국에 평면으로 회귀하여 수놓은 이야기를 쫓아 본다면 삶의 방향성에 대해 재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Selected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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